사유의 길, 감정의 흐름을 설계하다
이 글에서는 전통 산책로와 현대 힐링 콘텐츠의 정서적 구조를 비교해 봅니다. 걷는다는 행위, 곧 사유의 흐름한국의 전통 정원이나 궁궐, 사찰에 조성된 산책로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었습니다.‘어디서 어디까지 간다’는 목적보다는, 그 걷는 과정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사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길은 곧 생각이 머무는 공간, 감정을 천천히 정리하는 통로였던 것입니다. 예컨대 창덕궁 후원의 소요암 가는 길이나, 선비들이 즐겨 찾던 담양 소쇄원 산책로는 일정한 간격으로 시선을 멈추게 하는 장치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굽어진 길, 느린 물소리, 돌계단, 나무 사이의 그늘. 이 모든 요소들은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조율하도록 설계된 시각적·공간적 장치였던 것입니다.‘길을 걷는다..
2025. 7. 4.